사는게 다 그렇지(일상)

남편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lahel정 2010. 9. 12. 21:12

거의 한 달 째

가게일이 바빠 짐에 못 들어 가고

남편만 출 퇴근을 하는 형편이다

남편의 직장이 가게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주일

몸도 안 좋고 혼자 늦잠을 자고 일어나

시간을 보내다가 교회 갈 시간이 되어 단장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받으려 하니까 끊겼다

확인하니 남편의 전화였다

"웬 일로...?"

내 쪽에서 전화를 했더니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나 교통사고 났어"그리고 또 끊겼다

숨 한 번 크게 쉬고 다시 전화를 했다

"인사사고는 아닌가요?  어딘데요?  어머님은...?

"내 과실야 신호 위반으로 사고가 크게 났어!"

그리고 뚝~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성가 연습 때문에 좀 일찍 나와 교회로 가던 중인데

사고 장소에 가 보겠단다

손녀를 데리고 머느리는 가게에 함께 남아있고

 

가게에서 10분이면 넉넉히 도착할 장소인데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신호위반(꼬리물기)을 습관적으로 하는 남편에게 화도 나고

인사사고가 아니라니 다행이라 생각도 됐지만

걱정은 말 할수도 없었다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상황이 어느 정도니?"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상대차가 폐차시켜야 될 정도로 망가졌는데

사람은 많이 안 다친 것 같아요

사건처리 다 하고 병원에 검사 받는다고 갔어요"

"할머니는?"

아버지에게 묻는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할머니는요...?

"택시 타고 교회 가신다고 가셨다"

그 상황에도 부자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약 10분 후에 부자가 가게에 도착했다

이미 짐작한 상황인지라 침묵하고

교회로 올라갔다

 

모든 것을 그 분께 맡기고

예배에 집중했다

오늘따라 말씀이 내게 와 닿았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잘 될꺼라는 확신까지 생겼다

예배를 모두 마치고 돌아와

남편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는 듯 했다

상태를 묻기도 하고 간단히 통화가 끝났다

 

이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놀란 가슴에 혼이 나간듯한 남편을 위해

가족들 외식을하자!

...무슨 뚱딴지 같은 발상이냐 할 수도 있지만

 

이 번 주 중에 남편과 아들의 생일이 하루 차이로 있어

식사계획은 세워놓고 있었고

식구들 모두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 했는데...

 

아버님이 혼자계신다는 이유로 예배 후

 어머님은 집으로 가시고

 

네 식구 바로 가게 맞은 편에 

두어 주 전 개업한 식당으로 갔다

 

 

 

 

 

 

 

 

분위기 괜찮은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며 기분전환 시키키에

충분했다

자연스럽게 남편의 상황설명도 나오고...

 

피해자와의 통화 내용을 알고 싶어하니까 

집으로 돌아갔단다

요즈음 교통사고 나면 "일단 병원에 입원하고 보자"는

 사람이 많다는데 -다는 아니겠지만...

모든일이 순조롭게 잘 해결될 듯하다

내 남편도 이번 사고로 인하여 절대 신호위반 하지는 않을 테고...

그러니 교통사고로 인하여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이 더 많다는 생각에 감사할 수 밖에....^(*

그리고,

피해자가 이번 사고로 충격이 컷을텐데

후유증 없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속히 회복되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