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다 그렇지(일상)

남편의 첫 폰 문자

lahel정 2010. 5. 15. 15:26

체력이 달리고 힘이 들다보니 자꾸 짜증이 나고

그래서 -

만만한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기 일수였다

 

며칠 전 남편이 퇴근 해 들어 오면서 작은 책을 한 권 건네 주었다

아니, 정확하게 다섯 권 이었다

말로는 얻어 온 것이라 했는데...

글자도 크고 삽화까지 있어 한 권을 읽는데 한 시간도 안 걸린 것 같다

 

첫 번 째로 읽은 책은

"넥타이 메어주는 여자/ 신발끈 묶어주는 남자" 였다

라디오 프로그램 중 편지 글에서 들어 본 듯한 글들이 실려 있었다

그 중에서...

 ' 컴퓨터를 가르쳐 주는 남자'라는 제목의 글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나는 요즈음 아내에게 인터넷을 가르쳐주고 있다

이미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어 놓은 세상 이지만

아내는 아직까지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몰랐던 것이다

말로는 다 늙어서 컴퓨터는 배워 뭐하겠냐면서도

막상 가르쳐주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나 보다

집안일만 하다보니 세상의 변화에 둔감해진 아내,

아내에게 신경스지 못했던  지난 세월이 미안하다"

 

역 으로 남편에 대한 내 마음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직  직장과 가정과 교회밖에 모르고 환갑이 지나도록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남편에게

왜 컴퓨터도 못하느냐?

문자라도 배워 날리지 왜 문자를 씹느냐며 비아냥거리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가만히 생각 해 보니

요 며칠 동안  남편이 휴대폰 문자 연습을 하는 듯 했다

쇠 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바로 직장에서 근무 중일 남편에게 문자를 날렸다

 

한 번 전송했는데 답이 없어... 

 두 번째 전송하고 나니까 폰벨이 울렸다

"그러면 그렇지 문자로 답을 할리 없지..."

하며 받았더니

"여보 통장 확인 해봐 월급 입금 됐을꺼야"

한다

엉뚱하게 웬 월급얘기...?

하긴,10일에 나와야 할 월급이 계속 미뤄지고 있었으니까

마누라가 돈 때문에 더 예민해져 있나보다 생각했다면

 이 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가게로 찾아온 교우와 점심식사를 같이하고

차를 마시며 얘기하고 있는데 휴대폰에서 문자 수신음이 울렸다

바로 확인을 안하고

교우가 돌아간 다음 확인을 하니..........^(* 

 

남편의 첫 문자 메세지였다

콧등이 찡~ 해옴을 느꼈다.

 

 

 

 

다음view메인 창 에 소개해 주시는 바람에

저희 부부 스타 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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