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다 그렇지(일상)

아들며느리의 말 한마듸에...

lahel정 2012. 2. 16. 08:46

 

 

30년 가까이 혼례복 전문 한복집을 하고 있는데

이젠 정말 회의를 느낄 때가 자주 있다

체력도 따르지 않고, 무엇보다 전통한복을 선호하는 사람이 적다보니

꼭 이런 저런 이유로 전통한복만을 고집하는 나에겐

더 어려움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요즈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냥 집에서 취미삼아 손재주를 이용해

꼭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공급해 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가끔 가게로 찾아오는 아들 며느리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더니

우리아들 대뜸 한다는 말-

"엄마,가게 안 하시면 뭐하시게요?

그냥 집에서 쉬고계실 성격도 아닌데 그렇다고 어디 돈 벌러 가실 연세도 아니잖아요?" 한다

연세...?

그래, 내 나이 환갑이 지나고 있는데 특별히 다른 일을 시작한다는 것도 쉬운일은 아닐테고

아들말도 맞긴맞는데...

아들이 다시 말을 잇는다

"엄마 돈 벌겠다는 욕심은 이제 버리시고 장인정신으로

한벌 들어오면 한벌 만드시고 두벌 들어오면 두 벌 만드시고

일감이 없으시면 그냥 편하게 쉬시면서 엄마가 좋아하는일 하세요~"한다

그래 노후대책이 없는 나로서 돈에도 연연한게 사실이다

옆에서 며느리가 거든다

"어머니~손재주 좋으셔서 한복이 아니더라도 이쁜것 만드실 수 있잖아요?

옷감짜투리로 아기 옷도 만드시고 예쁜 소품도 만드세요-제가 팔아드릴께요~"한다

순간 그 말에 감동을 받게된 이유는 뭘까?

'그래,내가 쓸데 없는 고민을 하고 있었나보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문제될께 하나도 없는듯 했다

 

 

손님 옷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딜란트(재주)라 생각하고 

열심히 바느질하여 예쁜 옷 ,소품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대여도 해 줄수 있으니까....^(*

그 이후 만든 한복이다

손님이 맞춘 옷은 아니고

남아있던 옷감으로 내 싸이즈에 맞춰 만들었다

좋은 행사 때 가끔 입고 손님이 원하면 대여도 해 줄계획이다

화섬양단(치마는 금사)치마저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