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

목련 꽃그늘 아래

lahel정 2010. 1. 2. 13:13

 

 

 "목련  그늘 아래"

 

고향을 떠나 이 곳에 옮겨져

지나가는 기차만 봐도 눈물이 흘렀다는 엄마 나무,

언제부턴가 엄마 나무 안에서는 물레방아 소리가 들렸다

 

그 해 겨울은 깊었고

혹한은 뿌리까지 파고들어

곁에누운 한 나무의 유년을 흔들어 댔다

 

난 얼마만큼 울어야 엄마처럼 맑은 소리가 날까.

 

좀 더 깊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나를 비워야 한단다

울었던 깊이만큼 다른 이들을 만질 수 있단다.

 

유년의 나무, 엄마소리를 알아듣는지

마지막 뜨거움을 다 해 숯불처럼,

얼어있는 모든 것을 향해 입을 맞추니

 

뿌리 아래로

차르르 차르르

차르르르,차르르르,

실비단 여울이 흐르고

 

푸른 잎새도 돋기 전

화들짝,

가지마다 하얀 등불이 환하게 켜지는 것이었다.

 

                                옮긴글(詩人김혜은)

 

 

 

 

 

 

 

 

 

'감동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부에게 선물한 한복  (0) 2010.04.13
그녀는 애국자  (0) 2010.02.26
성탄절을 앞두고...  (0) 2009.12.20
감사할 수 밖에...  (0) 2009.11.06
우리옷(한복)을 좋아한다는 "부라이언"  (0) 200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