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남편과 외출을 했다가 밤 늦게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핸드폰이 울렸다
운전중인 남편대신 전화를 받고 통화가 끝난 후
내 무릎에다 놓았다가 내릴 때는 그 새 까맣게 잊어먹고 휴대폰을 차밖에 흘린줄도 몰랐었다
오늘아침 -
남편이 출근한지 한 시간정도 지난 후 내 폰으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혼데...?'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받았더니 남편의 목소리-
"여보 어제 내 핸드폰 엇따뒀어?"
아차!
비로서 생각해 내고
"글쎄요 차에서 안 갖고 내린 것 같은데 내가 전화 할테니 차 안에 있는지 소리 들어봐요"
그리고 곧바로 전화를 했더니 굵직하고 낯선 남자의 목소리
"여보세요,핸드폰 주인이신가요? 여기 8단지인데 어제 밤 늦게 주민이 줏어서 갖고 왔어요"
경비 아저씨였다
그리고, 고맙다는 인사로 음료수 한 박스 사들고 경비실로 가서 남편의 핸드폰을 찾아 왔는데...
충전을 시키려다보니까 남편의 핸드폰 꼴이 말이 아니다
액정이 금이 간 것은 알고있었다
3년 전 아들이 생일선물로 사 준건데 사용한지 얼마 안되서 떨어뜨려 액정이 개졌다
모든 할아버지들이 그렇겠지만 손녀를 끔찍히 이뻐하는 울 남편 핸드폰에도
손녀의 사진이 젤 먼저 들어온다
1년 전 내 핸드폰을 스마트 폰으로 바꿀 때
'당신도 스마트폰으로 바꿀래요?" 물었더니
"당신은 여로모로 사용을 많이 하니가 스마트 폰이 필요하겠지만 난 아냐
이제 손에 익어 사용하기 편하고 난 통화만 잘되면 되니까 "하며 싫다던 남편...
그런데 오늘 남편의 핸드폰을 보면서 맘이 짠 해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깨끗이 폰을 닦고 충전을 시켰다
보고싶은 손녀의 사진을 보고 미소도 지어보지만
"당당하게 살자"는 글을보고 남편의 마음을 읽는것 같아 또 한번 가슴이 뭉클...
정년퇴직 후에도 곧바로 재취업으로 이어져 출근하는 남편에게 갑자기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과 성실함이 우리에겐 가장 큰 재산이라며
"늘 감사하며 살자"는 남편이다
남편의 폰을 이젠 스마트 폰으로 바꿔줘야 되려나보다
남편이 허락을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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